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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추위 본격화…힘겨운 겨울나기] 칼바람만 피해도 다행…노숙자들 ¨살 에는 밤¨

관리자 2004.12.08 조회 3,810
[추위 본격화…힘겨운 겨울나기] 칼바람만 피해도 다행…노숙자들 ¨살 에는 밤¨ 기사입력 : 2004.12.07, 18:31 본격적인 추위가 닥쳐오면서 노숙자의 힘겨운 겨울나기도 시작됐다. 지난해 서울에선 노숙자 10명이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동사했다. 서울시가 집계한 노숙자 규모는 2001년 3383명,2002년 2945명,2003년 2830명 등 해마다 줄었으나 올 11월 현재 2892명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노숙 세태는 외환위기 이후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굳어졌지만 올 겨울엔 청년실업 규모를 반영하듯 20∼30대 노숙자가 급증했다. 서울 영등포 노숙자 상담소 임모씨는 “지난해까지 20대 노숙자는 전체의 5%,30대는 10%선에 불과했는데 요즘은 각각 20%와 30%선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6일 새벽 2시. 굳게 닫혀 있던 서울역 대합실 문이 열리자 밖에서 기다리던 노숙자 50여명이 쏟아지듯 몰려들었다. 비닐하우스용 비닐로 몸을 휘감고 잠을 청하거나,삼삼오오 소주잔을 기울이는 등 승객들에게 대합실을 다시 내줘야 하는 새벽 5시까지 3시간 남짓 ¨노숙자 타임¨을 보내는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서울역,남대문경찰서,노숙자 상담소 등에 따르면 이들은 노숙자 집단 가운데 ¨중산층¨에 속한다. ¨상류층¨ 노숙자는 가끔 일감을 구해 서울 남대문 일대 ¨쪽방촌¨에 투숙하는 사람들이다. 하룻밤 쪽방 숙박비는 몇년째 5000원에 묶여 있었지만 최근 7000원짜리 방도 많아졌다. ¨중산층¨은 대합실 지하도 등에 잠자리를 마련한다. 서울에서 밤마다 노숙자가 모이는 곳은 서울역 대합실과 지하도,영등포역사와 지하도,을지로 지하도 등. 이 세 곳의 좋은 자리는 대부분 이불,침낭,스티로폼 등을 준비한 ¨고참¨ 노숙자 차지여서 신참은 발 붙이기가 쉽지 않다. ¨하류층¨은 밤새 추위에 떨다 난방이 되는 지하철 첫차에 올라 새우잠을 자거나 날이 밝으면 건물 옥상에 몰래 올라가 해바라기를 하면서 잠을 청한다. 서울역 치안을 담당하는 한 역무원은 취재팀에 청년 노숙자 O씨(23) 얘기를 꺼냈다. 서울역에 온 지 얼마 안됐는데 매일 점퍼가 바뀌는 게 이상해 알아보니 자선단체가 나눠주는 새 점퍼를 받아올 때마다 고참 노숙자들에게 빼앗기곤 한다는 것이었다. 서울역사를 돌아다니다 O씨를 만난 곳은 3층 구석진 쓰레기통 옆 벤치였다. O씨는 누군가 먹다 남긴 햄버거 봉지를 옆에 놓고는 “이걸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듯 빵을 집었다 놨다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는 “혹시 O씨 아니냐”는 질문에 “맞다. 집 나온 지 2년 됐다”는 말만 던지고는 자리를 떴다. 5일 밤 9시 서울 영등포역 앞에선 노숙자 50∼60명이 자선단체에서 제공하는 국밥을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식사가 끝나자 커피가 든 종이컵을 손에 쥐고 노숙자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대합실로 줄지어 들어갔다. 대합실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던 이들은 역사 문이 닫히는 12시가 되자 ¨취침점호¨라도 하듯 일제히 지하철역 연결통로로 이동해 저마다 준비해온 상자 신문 이불 등을 깔고 잠잘 준비를 했다. 한 역무원은 “영등포역에 보통 하루 200∼300명씩 노숙자가 찾아오는데 40대 이상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20∼30대도 20명 이상 눈에 띈다”며 “전에는 볼 수 없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취재팀과 만난 노숙자 K씨(29)는 “부산에서 전문대학 졸업하고 취직이 안돼 상경했는데 연고도 없고 돈도 떨어져 막노동판을 떠돌아 다니다 최근 그나마도 일감이 없어 놀고 있다”고 말했다. 잠은 영등포역,병원 영안실 등을 전전하며 해결한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숙자의 동사를 막기 위해 쉼터로 보내려 해도 간섭과 금주 규정이 싫다고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뾰족한 수가 없다”며 “올들어서는 아직 동사자 신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역 노숙자 사이에선 지난달 갑작스런 한파로 회현동에서 2명이 얼어 죽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강준구 노용택기자 eyes@kmib.co.kr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