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아름다운 기업,훈훈한 세상 ⑹] ¨한국의 情¨ 전하며 민간외교관 역할
관리자
200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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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업,훈훈한 세상 ⑹] ¨한국의 情¨ 전하며 민간외교관 역할
기사입력 : 2004.12.07, 18:03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해외 순방길에 오를 때마다 해외에서 우리 기업들의 활약 덕분에 대통령으로서 뿌듯하고 감사하다는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노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한 것은 비단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만 번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헌활동으로 현지인과 정부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기업들은 매출증대의 욕심에서 벗어나 해외 곳곳의 낮은 곳을 보듬으며 순수한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의 이런 활동은 해당 기업뿐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감을 심어주는 데에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요즘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이런 활동에 적극적이다.
#낯선 중소기업,PBEC 회의를 주름잡다
지난달 칠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기간중 함께 개최된 태평양경제협의회(PBEC)에서는 좀 낯선 중소기업이 초빙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아태 지역의 무수한 유명 회사들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중소 목재업체인 이건산업측에 기조발제가 맡겨졌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이춘만 이건인테리어(이건산업 계열사) 대표는 7일 “우리가 기조연설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아니고 협의회 심의위원들이 자체 선정했다”며 “처음 제안을 받고 너무 큰 행사여서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이건산업은 현재 태평양의 한 섬나라인 솔로몬군도에서 어엿한 하나의 정부 부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건측은 원목 확보를 위해 이곳 농장에서 나무를 기르게 된 것을 계기로 어려운 현지인들을 위해 의료자선사업과 장학사업을 15년째 펼치고 있다. 10여년 전에는 솔로몬군도 정부가 재정악화로 오래된 고건축물을 일본 회사에 팔려고 내놓았을 때 그 건물을 인수,국립박물관으로 개축해 현지정부에 기증했다. 한 나라의 국립박물관을 외국기업이 지어서 기증한 것이다. 이런 내용의 기조연설이 끝난 뒤 회의에 참석한 해외 기업인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이춘만 대표는 “발표 뒤 해외 기업인들은 이건측이 장사와 무관하게 다채로운 공헌활동을 펼친 것에 놀라움을 나타냈다”며 “외국기업인들이 벤치마킹하겠다며 프리젠테이션 자료보다 더 상세한 자료를 달라고 요구해와 추가자료를 만들어주느라 바빴다”고 말했다.
#케냐 비자 받으려면 파라다이스 본사로 오세요
아프리카 케냐에서 우리나라 호텔업체인 파라다이스그룹은 국민기업이나 다름없다. 1974년 이곳에서 유럽 관광객들을 겨냥한 호텔운영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현지에서 보육원 지원활동,환경운동,중증환자 돕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현지인들 중 에이즈(AIDS) 환자가 많은 특수성을 감안,호텔내에서 에이즈 환자 치료를 돕기 위한 행사도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에이즈 행사는 당초 호텔 직원들도 꺼리고,고급호텔 영업 특성상 기피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파라다이스측은 행사를 강행,케냐인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케냐정부는 파라다이스측의 이런 활동에 감명받아 1989년부터 지금까지 파라다이스그룹을 주한케냐 명예총영사로 공식임명하고 했다. 국내에서 케냐 비자를 받으려면 지금도 서울 장충동의 파라다이스 본사를 찾아가야 한다. 파라다이스측은 비자업무뿐 아니라 주한 케냐인들을 지원하고,현지 학생들을 국내에 초청해 교육시키는 등 실질적인 외교사절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물건 팔려했으면 모잠비크 안갔죠
이윤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사시로 내건 의류업체 ¨이랜드¨의 직원들은 올해 아프카니스탄 쿤두즈 지역에 봉사를 다녀왔다. 회사가 아프간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놓았기 때문이다. 학교를 지어준 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나서서 봉사까지 하고 있다. 의무봉사가 아닌 자발적 봉사이며,봉사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주는 것이 아니어서 자신의 휴가를 이용해 다녀와야 한다. 그런데도 올해 191명이나 이곳에 다녀왔다.
이랜드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인 제3세계국가들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이들 지역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호의적 이미지가 형성되는데 한몫 해왔다. 스리랑카에서는 지난해 유치원을 3개 지어주었고,올해 그곳에 직원 238명이 봉사를 다녀왔다. 아프리카의 모잠비크에서도 지난해 교실을 지어주고,직원 74명이 봉사를 다녀왔다. 올초에는 이란에 지진이 났을 때 8억원의 현금과 물품을 전달하고 직원들까지 현장에 가 밥공장을 설치,이재민 구호활동에 나섰다. 이랜드는 베트남에서도 1996년부터 대학생 50명에게 등록금을 지원해왔다. 이랜드는 현재 앞의 다섯 국가에서 자사 제품을 전혀 안팔고 있다. 앞으로도 팔 계획이 없다고 한다.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경제강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정부 차원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숙제들이 아름다운 기업들에 의해 소리없이 이뤄지고 있다.
손병호기자 bhso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