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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편안한 노후도 좋지만 나누는 삶이 더 값지죠

관리자 2004.12.27 조회 3,935
“어렵게 살든, 편하게 살든 하루하루는 지나갑니다. 이왕이면 값지게 살고 싶습니다.” 2002년 12월 서울 송파구 공원녹지과 녹지계장으로 25여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한 박민영(58)씨. 박씨는 적지않은 연금 등으로 편안한 노후를 지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년퇴직 후 목사(회현교회 부목사)로 변신, 외롭고 병마에 시달리는 불우노인들의 ¨행복지킴이¨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송파구 마천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위치한 ¨은빛 천사의 집¨은 박씨가 ¨사랑의 전도사¨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곳이다. 어린이안전공원과 천마산 축구장을 지나 산기슭 오솔길을 따라 300m쯤 올라가면 유난히 창이 많은 벽돌색 3층 건물이 나온다. 공직생활을 마치고 목사 안수까지 받은 박씨는 현재 아내 강정순(54)씨와 간병인·간호사 6명과 함께 치매와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 16명을 보살피고 있다. 박씨는 “나이가 들어 몸이 아픈 것도 서글프지만 어르신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외로움”이라며 “아픈 몸을 돌보는 것 이상으로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년퇴직 후 새로운 삶을 위해 박씨는 3년여 동안 은빛 천사의 집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공직생활 가운데 3남매를 키우며 어렵게 모은 돈과 퇴직금을 은빛 천사의 집에 모두 털어 넣고도 아직 빚이 남았다. ¨뒤늦게 무슨 고생이냐¨며 자녀들이 한사코 말렸지만 박씨는 편안한 노후보다는 ¨더불어 사는 삶¨을 택했다. 박씨가 직접 운영하는 은빛 천사의 집은 치매와 중풍 노인 한명당 보증금 500만원에 월 100만원 정도를 받는 유료시설이지만, 사정이 어려운 노인들에게는 절반만 받거나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16명의 노인들이 수용돼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 같은 혜택을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운영비를 조달하기도 빠듯하다. 박씨는 “운영비가 쪼들린다고 해서 간병인과 간호사 월급을 미루면 안 되잖아요. 우리 부부는 봉사를 목적으로 이 일을 시작해 월급을 받지 않아도 괜찮지만 직원들의 생활은 생각해야 되지요”라고 말한다. 박씨가 노인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대 초반 서울 중구 공원계장으로 있을 때 ¨사랑의 나눔 봉사단¨을 조직, 봉사활동에 나서면서 부터다. 이 봉사단은 무료로 도배를 해주고 장판을 교체해주는 사랑의 집수리 활동과 독거노인을 보살폈다. 박씨의 소망은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다. 박씨는 “내년에 처음에 만류했던 애들과 함께 은빛 천사의 집 인근에 땅을 임대해 20∼30명의 무의탁노인을 모시는 무료시설을 만들 계획”이라면서 “노인들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삶의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봉사할 각오”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greg@segye.com / 2004.12.26 (일) 18:46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