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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5월에 가정이 더 그리운 사람들

관리자 2007.05.15 조회 4,305
5월에 가정이 더 그리운 사람들 아동학대·가정폭력· 채무에 떠밀려 가정 밖에서 5월 맞아 윤평호(뮈토스) 기자 가정의 달 오월이다. 거리의 만개한 이팝꽃처럼 가정에서도 사랑이 피어난다.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사주고 자식들은 연로한 부모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준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유원지마다 삼삼오오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가정이 행복한 오월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15일은 정부가 지정한 ¨가정의 날¨이지만 학대와 가정폭력, 채무 등에 떠밀려 가정 밖에서 어두운 오월을 맞는 사람들도 있다. 충남좋은이웃쉼터 "내년 어린이날은 가족들과 보내는 것이 소망" 미영(12·여·가명)양은 지난 6일 백석대 백석홀에서 ¨어린이뮤지컬 캣츠¨를 관람했다. 어린이날인 5일은 천안시 삼거리공원을 찾아 천안시가 개최한 ¨천안어린이큰잔치¨에 참여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뮤지컬 ¨캣츠¨ 관람. 아름다운 선율과 어울린 춤과 음악은 공연 뒤에도 미영양 가슴을 설레게 했다. 공연 관람이나 어린이날 행사 참여를 가족들과 함께한 것은 아니다. 미영양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충남좋은이웃쉼터¨에 입소했다.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입주해 있는 천안시 성정동 한 건물의 4층에 있는 충남좋은이웃쉼터는 아동학대가 심각해 부모나 가정에서 격리가 필요하거나 혹은 치료가 필요할 때 아동들이 머무르는 보호시설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1회 연장으로 2년까지 지낼 수 있다. 2005년 운영을 시작한 쉼터에 5월 현재 머무르고 있는 아이들은 7명. 4세 아동과 초등학교 4명, 중학교 2명이다. 쉼터 정원인 7명을 모두 채우고 있다. 아이들 중에는 남매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인 민수·영희(가명) 남매는 지난달 쉼터에 들어왔다. 부모가 갈라선 뒤 남매는 한동안 아버지랑 살았다. 아버지는 남매를 중국에 보낸 뒤 연락을 끊었다. 어머니한테 소식이 닿아 쉼터 입소 전까지 어머니와 생활했다. 그러나 행복은 이들의 몫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남매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때리는 일이 잦았다. 동생인 영희는 지금도 종종 "아빠가 우리를 버렸다"고 말한다. 쉼터에는 적을 때는 3·4명 아동들이 머무르지만 대부분은 5~7명을 유지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아동학대 피해아동을 일시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충남좋은이웃쉼터¨가 유일하기 때문에 입소 정원을 밑도는 일은 많지 않다. 입소하는 아이들도 미취학 아동부터 초중고생까지 다양하다. 지역적으로는 천안지역 아동들이 입소 인원의 30%가량 차지한다는 것이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의 설명이다. 학대에 노출됐다가 입소하는 탓에 쉼터 아이들은 입소 초기 정서 불안증세를 보인다. 지난해 성학대와 방임으로 쉼터에 입소한 한 아이는 미술치료 도중 나무를 그렸다. 온통 검정색의 나무에는 끈 하나가 그려져 있었다. 무슨 끈인가라는 치료교사의 물음에 아이는 "목을 매는 끈"이라고 답했다. 아이는 치료를 통해 호전, 뒤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쉼터 아이들의 퇴소 뒤 진로는 두 가지. 치료와 상담을 통해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다른 아동시설에 입소한다. 신범수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원가정이 아니라 다른 아동시설에 입소하는 경우를 볼 때면 마음이 착잡하다"며 "원가정 복귀가 어려우면 가까운 친척들에게 의사를 묻지만 대부분 거절당한다"고 말했다. 올해 어린이날을 집 밖에서 보낸 미영양은 "내년 어린이날을 가족들과 보내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대기자 줄 선 여성일시보호쉼터 천안시 성정동에 있는 충남가족복지센터는 부설로 천안지역에 여성일시보호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를 임대해 2004년 11월 운영을 시작한 여성일시보호쉼터의 입소정원은 11명. 5월 현재 입소정원을 다 채우고도 대기자가 3명이나 있다. 여성일시보호쉼터에서는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9개월까지 생활할 수 있다. 쉼터에 머무르는 동안 무료로 치료와 직업교육 기회가 주어진다. 지난해에는 여성 40명이 쉼터를 찾았다. 연령별로는 31~40세가 32.5%로 가장 많았다. 41~50세가 30%로 다음을 차지했다. 21~30세, 61세 이상도 각각 15%, 7.5%를 차지했다. 대부분 결혼 10년 차 이상으로 자녀도 있어, 쉼터에 입소하는 일부 여성들은 자녀들도 동반한다. 지난해의 쉼터 입소 여성들이 동반한 아동들은 18명. 3세 미만부터 13세 이상까지 있었다. 여성들이 가정이 아닌 일시보호쉼터에서 자녀들과 생활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가정폭력. 특히 남편의 폭력이 1순위다. 2005년 말부터 2006년까지 쉼터에 입소한 피해여성들의 가해자 비율은 남편이 95.4%로 압도적이다. 쉼터 입소 여성들을 상대로 가해자들이 저지른 폭력의 유형은 신체폭력과 정서·언어폭력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성폭력과 경제적 학대도 보고됐다. 가해자의 60% 이상은 술을 마시지 않고도 가정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민자 여성쉼터 사무국장은 "가정폭력 양상이 갈수록 흉포화·지능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굴 등 폭력 흔적이 외부에 쉽게 노출되는 부위를 피해서 폭력을 가하고 집요한 협박이나 공갈로 폭력피해 여성을 철저히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설명. 일시보호쉼터에서 퇴소하는 여성들은 90% 정도가 남편과 이혼, 새 삶을 개척한다. 이들은 새 삶을 위해 쉼터에 머무르는 동안 방과 후 교사 등 자격증 공부나 취업준비에 몰두하기도 한다. 하지만 입소기간이 최대 9개월로 한정돼 자칫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사회생활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대안으로 충남가족복지센터는 지난해 7월부터 입소기간이 1년인 중장기쉼터를 천안에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쉼터는 충남에서는 1곳뿐이고 입소 정원도 4명에 불과해 많은 여성들이 혜택을 누리기는 어렵다. 쉼터 측은 이혼하지 않고 쉼터를 퇴소해 원가정에 복귀하는 여성들 중 20%가량은 다시 쉼터를 찾는다고 밝혔다. 사죄를 하는 남편과 엄마를 찾는 자녀들에 마음이 움직여 가정으로 복귀하지만 다시 가정폭력이 발생, 쉼터를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신민자 사무국장은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빈곤여성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인 지원시스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채무와 신용불량으로 노숙 생활, 천안희망쉼터 지난 10일 오후 6시 천안시 문화동 구 천안경찰서 뒤편 천안희망쉼터. 노숙자쉼터로 2005년 1월 문을 연 희망쉼터 식당에서는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희망쉼터는 노숙인들에게 잠자리와 함께 아침, 저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30명 정원의 희망쉼터에는 요즘 27명이 생활하고 있다. 40대가 12명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50대가 8명, 30대가 5명을 차지하고 있다. 20대와 60대도 각각 1명씩 생활하고 있다. 쉼터 생활자들 가운데에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하루 벌어 술로 하루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정을 떠나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희망쉼터에서 머무르는 동안 가정으로 복귀할 희망을 키운다. 건축일을 하던 임모(43)씨는 작년 11월 쉼터에 입소했다. 경기불황으로 일감이 끊겨 생활이 어려워지며 부인과 이혼, 한동안 노숙인으로 지냈다. 쉼터 입소 뒤에는 도배장판기술을 익히며 가을쯤 퇴소를 준비하고 있다. 강모(51)씨는 과다한 사채 빚에 못 견뎌 신용불량자가 된 뒤 노숙인 생활을 하다가 희망쉼터에 입소했다. 요즘은 건설일용직으로 한 달 평균 150만원을 벌어 120만원은 빚 갚는 데 충당한다. 나머지 30만원은 가족들에게 모두 생활비로 보낸다. 명절을 비롯해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등 가족과 연관된 기념일에는 희망쉼터의 분위기가 한층 침울해진다. 지난 5일, 쉼터의 몇몇 사람은 아이들을 만나고 왔지만 대부분은 가족과 연락이 끊겨 갈 곳도 없었다. 어버이날에는 이들의 쓸쓸한 심정을 위로하기 위해 쉼터에서 특별히 고깃국을 내놓았다. 어버이날에 생활자 일부는 쉼터의 생활지도원인 임현규(71)씨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음 부담을 조금 덜었다. 국충국 희망쉼터 사무국장은 "식자재 구입비용 등 운영비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부지원 운영비가 3년째 동결돼 고충이 많다"며 "노숙자들이 다시 건강한 가장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풍토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432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2007-05-14 15:55 ⓒ 2007 OhmyNews 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