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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성폭력, 여성의 시각에서 풀어야 하는 이유

관리자 2006.02.28 조회 3,425
지난 2월 22일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분노로 들끓게 했던 용산 아동 성폭력 피해자 허모양의 장례식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저는 차마 뉴스를 보지 못했습니다. 11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같은 아저씨의 손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고도 모자라 무참히 살해당한 아이의 아픈 비명이 들리는 듯해서 더 이상 채널을 잡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2월 24일. 이번엔 현역군인이 어린 초등학생을 성추행했다는 뉴스가 들립니다.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예방대책이 마련되기 위해 더 이상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필요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례1. 논둑길에서 성추행당한 7세 여아 지금은 한국을 떠나 자신의 과거를 잊고 사는 3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이 여성은 아무것도 모르는 다섯 살 어린나이에 같은 동네 남성이라 추정되는 사람에게 성추행을 당한 경우입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전하는 말로는 밭일을 하고 돌아와 보니 어린 것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아랫도리가 흥건하게 피에 젖어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근처 병원을 찾았고 상처부위를 봉합한 후 바로 그곳을 떠나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어린 시절에 당했던 일이라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자랄 줄만 알았던 그녀가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은 사춘기 무렵이라고 합니다. 직접적인 동기야 본인만이 알겠지만 기억을 떠올린 순간부터 그녀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녀의 가족들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그녀가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성폭력을 당하고도 드러내 신고하거나 당당히 치료 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성폭력 피해여성을 흠결 있는 신부감으로 보는 우리사회 뿌리 깊은 남성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벋어나지 못하는 한 피해 여성을 따라다니는 평생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례2. 친척 오빠의 아이를 가진 여고생 그녀는 아주 착한 여고생이었습니다. 목소리도 몸가짐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는 어린 숙녀였던 그녀에게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교실에서 피를 쏟으며 쓰러진 날부터 입니다. 불러오는 배를 누가 볼새라 아기 기저귀로 배를 꽁꽁 동여 메고 학교를 다녔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격심한 통증 끝에 유산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학교는 그녀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선생님들은 그녀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기는커녕 외면하기에 바빴습니다. 학교 이름에 먹칠을 한다는 이유로 전학을 권유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친척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해 왔고 부모에게 알린다는 오빠의 협박이 무서워 어쩔 수없이 그의 요구에 응해왔다는 그녀. 그녀는 분명 성폭력으로 도움을 받아야 할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죄인처럼 숨어 다녔습니다. 사회는 피해자인 그녀에게 오히려 죄책감을 갖도록 강요한 것입니다. 그녀는 지금까지 그 죄책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성폭력피해자에게 “몸을 더렵혔다” “순결을 잃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녀에게 또 다른 성폭력을 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를 위한 ¨깨끗한 몸¨이며 누구를 위한 ¨순결¨입니까? 상처를 입어 치료받고 위로받아야 할 그녀들에게 던져지는 잔인한 시각은 누구의 것입니까? 사례3. 아버지에게는 엄마도 나도 여동생도 모두 여자일 뿐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입니다. 알콜중독자인 아버지는 심한 의처증 증세가 있어 일을 하고 온 아내를 툭하면 때리고 아이들 앞에서도 성추행을 일삼는 인간 말종입니다. 어릴 땐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해서 그러는 줄 알았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 후엔 아버지의 폭행이 무서워서 참았답니다. 엄마도 그 사실을 알았지만 칼까지 들고 덤비는 아버지 앞에서는 딸이고 아내고 모두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유린을 당할 뿐이었답니다. 그녀가 일하는 곳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 앞에서 그녀는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폭력에 길들여진 그녀는 아버지가 죽지 않는 한 폭력의 고리에서 자신이 놓여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경찰도 폭행과 성추행을 일삼는 아버지로부터 그녀들을 보호해주지는 못했습니다. 가족 내 폭행과 성추행의 경우 남의 집 담장안의 일 이라는 이유로 깊게 관여하는 것은 기피하는 경찰의 관행 때문이지요. 그녀의 아버지 역시 구속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간단한 계도와 경고를 받고 바로 귀가하거나 몇 시간 정도 경찰서에 머물다 귀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귀가 후 일어나게 될 또 다른 폭력이 두려워 신고초자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화학적 거세? 삽입만이 추행이 아니다 성추행 범죄자에게 전자 팔찌를 끼우느니 화학적 거세를 시키느니 하는 여러 가지 방법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거세라는 말 속에는 성폭력을 보는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이 담겨 있습니다. 성교의 의미를 삽입으로 보는 것이야 말로 지극히 남성적인 시각입니다. 여성의 입장에서 본다면 성추행의 의미는 방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