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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노인들 “일하고 싶다”

관리자 2005.08.22 조회 3,317
대기업 간부를 끝으로 2000년 은퇴한 유태환(61)씨. 요즘처럼 자신이 무력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정부가 운영하는 고용안정센터에 구직신청을 하고,실버취업박람회가 열릴 때마다 찾았지만 일자리를 얻는데는 번번이 허탕쳤다. 실버취업박람회를 찾은 횟수만 족히 20번을 넘을 것이라는 유씨는 “아직은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는데 사회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자재,해외영업 등 자신의 30년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김정옥(60·여)씨의 사정은 더 딱하다. 다리를 다쳐 집에 쉬고 있는 남편까지 책임져야 한다. 김씨는 “아들이 있긴 하지만 제 앞가림 하기도 힘든 형편이어서 손 내밀기가 민망하다”며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사무실 빌딩을 청소하는 용역업체에서 50만원을 받으며 일했지만 지난 6월 계약기간이 만료돼 두달째 벌이가 없다. 박원철(55)씨는 다섯달 동안 백수로 지낸다. 명예퇴직 후 김밥집을 운영하다 타산이 맞지 않아 포기한 그는 고용안정센터에 구직등록을 했지만 깜깜 무소식이다. 노동부가 운영중인 고용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구직을 신청한 60대 이상 노인은 8908명. 그러나 60대 이상 근로자 구인수요는 273명에 그쳤다. 구직경쟁률이 32.6 대 1로 노인들의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더욱이 노인 일자리는 주유원,광고지 배포 등으로 아르바이트 수준이어서 10대들과 경쟁해야 할 판이다. 경기도 일산의 한 주유소 주유원으로 일하는 김정호(68)씨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받아주는 곳은 없고,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처럼 고령화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노령층 일자리 부족이 심각해져 ¨실버 백수¨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핵가족화되면서 자식들에게 기대기도 싫고 또한 기댈 처지도 안된다. ¨늙으면 돈이 효자¨라는 박씨의 푸념은 노인들이 처한 상황을 잘 말해준다. 어렵게 일자리를 얻는다 해도 고용의 질은 형편없고,월급도 용돈 수준이다. 중소기업 이사를 하다 퇴직한 뒤 아파트 경비원을 하는 홍정철씨(63). 12시간씩 2교대로 일하지만 그가 받는 월급은 75만원. 홍씨는 “월급이 작다고 생각하지만 일자리를 얻은 것 만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인 잡코리아가 60세 이상 회원 중 취업에 성공한 210명을 조사한 결과 월 급여 수준은 50만∼60만원이 50%로 가장 많았고 60만∼70만원 17.1%,100만원 이상은 4.7%에 불과했다. 숭실대 기영화 교수(평생교육학과)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층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노인 일자리 확충을 위한 법적 제도적 보완과 함께 고령층 구직자의 직업훈련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정수기자 jsu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