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이명박 후보 복지·노동 공약 평가와 분석
관리자
200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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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 복지·노동 공약 평가와 분석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주자로 확정되면서 경제성장 우선론자의 이미지가 강한 이 후보가 내놓은 복지.노동분야 공약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경제성장에 전력하는 과정에서 자칫 복지와 노동분야는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성 장과 복지.노동자 권익신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 후보측은 복지재정투자가 성장기반 강화로 이어지는 선 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아동과 청소년, 질병예방 및 조기차단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측은 특히 경제와 복지를 분리해 경제가 복지의 발목을 잡는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낡은 프레임이라며 이 후보는 경제와 복지를 상호발전하는 관계로 이끌 적임자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복지재정투자 확대" vs "감세정책 병행 어려워"= 이 후보는 지난 6월 4일 ¨빈곤의 대물림을 없애는 복지¨를 모토로 한 복지정책을 내놓았다. 이 정책은 영유아보육과 저소득층 및 노인 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낳은 아이 잘 키우기 ▲기본생활보장 ▲노후생활 보장 ▲예방적 복지 ▲맞춤형 복지 ▲산업연계형 복지 등 6가지를 복지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우선 복지재정투자가 성장기반 강화로 이어지는 선 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아동과 청소년, 질병예방 및 조기차단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미래의 복지수요를 근본적으로 줄여 성장 여력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만 5세 미만 자녀를 둔 가정에 대해서는 사실상 보육.교육 및 의료 비용을 국가가 책임지고, 0~2세 영아를 둔 소득계층 하위 60% 가정에 대해서는 보육시설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액의 보육비(서울기준 월 30만원)를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또 만 5세 미만 아동에 대해서는 의료비를 전액 무상지원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아울러 3∼5세 유아를 둔 가정에서는 소득계층과 무관하게 일정액의 보육비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이 후보는 모든 치매, 중풍환자를 건강보험대상에 포함시키고 노인들이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돌봄이 119 유비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 보장¨에 힘쓰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이런 공약들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이다.
이 같은 복지정책들을 달성하기 위해 이 후보 측이 자체적으로 추산하고 있는 예산만도 한해에만 4조5천억 원이 넘기 때문이다.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주장하는 이 후보가 세금을 많이 거둬들여 막대한 예산을 확보해야만 추진 가능한 복지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겠느냐는것이다.
복지지출 확대를 주장하면서 감세를 내세우는 것은 ¨뜨거운 얼음¨처럼 양립할 수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불요불급한 낭비성 예산을 한해 20조 원 가량 줄일 수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과 같이 질병이 생기고, 빈곤이 심각해질 때까지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정부가 개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강화해 대응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복지수요를 근원적으로 줄이면 된다는 계산이다.
나아가 획일적인 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바로잡아 불필요한 복지부문은 예산을 삭감하고 더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면 예산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테면 기초생활수급권 급여(생계, 의료, 교육 급여 등)를 개별 급여화해 맞춤형으로 지원하면, 복지 의존성을 개선하고 수급권자의 자립의지를 높임으로써 빈곤탈출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 박형준 대변인은 "올해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재정지출 중 구조조정 대상 지출을 47조 원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4조 원을 구조조정해 자체 구조조정률을 9%대라고 하고 있다"면서 "예산 구조조정률을 높이면 추가적인 국민 부담없이 더 많은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제 살려 복지 높이겠다" vs "복지정책방향 불분명" = 이 후보의 이런 구체적인 복지정책과는 별개로 비판론자들이 가장 문제 삼고 있는 대목은 이 후보가 과연 복지국가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나 이념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후보가 복지공약이라며 좋은 말만 열거했을 뿐 복지정책을 국가발전의 골격으로 삼는다 든지 하는 정책방향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이다.
복지정책을 얘기하는 정치인은 크게 단순 복지 투자 확대를 주장하는 쪽과 복지국가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복지정책을 국가 정책의 주요 기조로 채택하는 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후보는 전자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태수 현도사회복지대 교수는 "이 후보는 복지를 양적 개념으로 판단해 복지가모자란다고 하니 단순히 복지 대상을 확대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때문에 이 후보는 주요한 사회문제로 대두한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에 대해 깊이있는 해법이나 농후한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 후보의 복지정책에 비판적 거리를 두고 있는 쪽은 이 후보의 복지공약은 ¨정치적 레토릭¨일 뿐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복지정책이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어느 한 지점으로 향하는 지향성이라든지 평등, 자유 같은 사회적 가치를 담은 완결된 틀이 있어야 하는데 이 후보의 복지정책은 복지가 중요하니까 필요하다는 식의 즉흥적인 대증요법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윤찬영 전주대 사회과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지난 6월 8일 부산에서 열린 교육.복지 주제의 한나라당 대선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복지관련 용어를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이 후보가 현행 복지제도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복지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이 후보 복지정책에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든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비판론자들은 이에 따라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집권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현 정부 들어 심화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 논리가 참여정부 때보다 더욱 거세게 몰아쳐 양극화가 더욱 더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이는 비판론자들의 근거없는 기우일 뿐이라며 그 같은 인식의 밑바닥에는 복지와 경제를 상충되는 개념으로 바라보는 낡은 구시대적 사고방식이 깔려있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의 복지공약 작성에 참여한 이봉주 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이 후보복지공약은 지금까지의 선심형, 소모형 복지에서 빈곤상태로 떨어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빈곤탈출을 돕는 예방적, 맞춤형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제도가 잘 발달돼 있는 북유럽의 최근 양상을 보더라도 복지와 경제가 상호조화를 이뤄 선순환적인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일 과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복지예산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만큼 어떻게하면 이 복지예산을효율적으로 집행할 것인가가 복지정책 성패의 관건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 후보가 ¨경제를 강조하기 때문에 복지는 없다¨고 여기는 것은 그야말로 단순사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후보도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 인프라가 낙후돼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면서 복지를 미래발전을 위한 투자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복지없는 성장은 있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복지가 미래사회를 위한 투자가 되도록 하는데 정책역량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장 통한 배분" vs "양극화 해소.사회통합 필요" =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노동 관련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법과 원칙 준수¨ ¨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분배¨ 등을 주장하고 있어 기업쪽에 무게 중심이 실리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 홈페이지와 경선 과정에서 언급한 내용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투쟁일변도의 노동운동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탈바꿈해 노사가 함께 갈 때 경제가 성장하고 결국 그 혜택이 노동자에게 돌아간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게 노동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노동운동의 메카¨인 울산에서 개최된 한나라당 합동연설회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정치노조, 강성노조, 불법파업을 없애겠다. 불법파업을 없애고 사회기초 법질서를 확립해서 우리사회가 선진사회가 되면 경제도 앞서 갈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가 ¨경쟁을 촉진하며 탈락자와 사회적 약자는 보호돼야 한다¨며 사회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볼 때 기업쪽에 한발짝 더 다가서 있다는 주장이설득력을 얻고 있다.
불법파업과 강성노조에 대한 이 후보의 비판적인 시각은 경선 과정에서 노동계의 반발을 초래했던 발언들에서 엿볼 수 있다.
이 후보는 지난 5월 한 초청강연에서 인도의 한 소프트웨어 업체의 대학출신 종업원들을 사례로 들면서 "대학출신 종업원들이 ¨우리는 연봉으로 계약했으니 초과근무 수당을 받지 않는다¨고 하는 것을 봤다"면서 "자신들은 노동자가 아니라면서 노조도 만들지 않더라.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교수들이 노조를 만들려는 목적이 뭔지 의심스럽다" "과거 서울시오케스트라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었다. 아마 현악기 줄이 금속이라서 그랬나 보다"라고 발언해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이 후보에 대해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21일 성명을 내고 "이 후보는 ¨자부심이 없는 사람들이나 스스로를 노동자로 부르고 노동조합을 만든다¨는 등의 발언에서 반(反)노조적인 시각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강익구 한국노총 대변인도 "성장 제일주의자인 이명박 후보는 노동계가 박수치면서 반길 수 있는 후보는 아니다. 진정한 국가사회 지도자를 꿈꾼다면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우리사회 최대현안인 양극화 해소 등의 문제에 대해 진실하게 고민하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심화되고 있는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차기 정권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깊게 고민해야 한다"며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노동의 안정성도 고려하는 통합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출처 :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