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연탄 필요하신 분, 언제든 가져가세요
관리자
2004.12.02
조회 3,739
연탄 필요하신 분, 언제든 가져가세요
원주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전국 6곳에 지점
경기 불황과 무관하게 날로 성장하는 ¨은행¨이 있다. 원주 밥상공동체가 운영하는 연탄은행이 그것이다. 2002년 12월 원주시 원동에 처음 문을 연 연탄은행은 2년 만에 서울·춘천·공주·금산 등 곳곳에 ¨지점¨을 냈다. 오는 8일 부산과 13일 동두천에 ¨지점¨이 개설되면 5개 광역자치단체에 ¨점포¨를 갖춘 전국 규모의 ¨은행¨이 된다.
2년전 어느 후원자로 시작
“한명이 하루에 5명씩만”
연탄은행은 우연하게 시작됐다. 원주 밥상공동체에 한 후원자가 익명으로 연탄 1000장을 기부한 게 계기였다. 밥상공동체는 원주에서 목회활동을 하던 허기복 목사가 98년 아이엠에프 위기때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의 생계 보호와 자활 지원을 위해 만든 복지운동단체다. 무료급식소, 음식은행, 노숙인쉼터, 간이포장마차 등 가난한 이웃의 눈높이에 맞춰 복지사업을 펼치던 허 목사는 기부받은 연탄을 나눠주는 것을 고민하다 연탄은행을 만들게 됐다.
연탄은행의 수혜자는 겨울철에 난방비조차 없이 지내는 극빈층이다. 홀몸어르신이나 쪽방 거주자,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 가정 등이 주된 ¨고객¨들이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일정 금액의 생계비를 보조받지만 의료비와 생계비로 쓰기에도 모자라 한겨울을 이불과 전기담요 등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하루 4~5장의 연탄만 있으면 이들 가정의 차가운 구들장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다.
허 목사는 이런 현실에 따라 가난한 이웃들이 많이 모여사는 지역에 연탄은행을 만들었다. ¨은행¨은 무인점포로 운영된다. 지역별로 ¨점포¨를 관리하는 대표자가 있긴 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후원자를 모집해 연탄이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줄 뿐 연탄은행은 철저히 주민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연탄은행은 24시간 쉼없이 운영된다. 주민들은 필요할 때면 언제나 ¨은행¨을 방문해 연탄을 찾아갈 수 있다. 단 하루에 5장씩만 가져갈 수 있다는 게 유일한 이용수칙이다.
연탄은행은 ¨고객¨들을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거동이 불편해 연탄을 가지러 오기 힘든 이들을 위한 연탄 배달. ¨지점¨별로 자원봉사자를 모아 한 달에 100장씩 직접 가져다 준다.
올겨울 10만장 목표
“연인원 3천만명 참가”
연탄은행의 좋은 뜻이 알려지면서 후원자들도 늘고 있다.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엠파스. 엠파스는 원주 밥상공동체와 함께 네티즌을 대상으로 ¨사랑의 연탄메일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엠파스는 네티즌들이 사용하는 전자우편 1통당 1원씩의 기금을 적립해 이를 연탄은행에 지원한다. 2005년 2월말까지 연인원 3000만명이 참여해 10만장의 연탄을 소외된 이웃에 지원하는게 목표다. 엠파스에는 연탄메일 사용자들이 중심이 되어 연탄은행을 돕는 카페 타니네( http://cafe.empas.com/tani )도 만들어졌다. 희망의 러브하우스 회원 1800여명은 다음에 카페를 만들어 연탄 배달과 후원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한국통신 부산본부에서 최근 연탄 5만장을 후원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밥상공동체는 오는 8일 부산시 사하구 감천2동에 연탄은행을 설립할 예정이다.
연탄은행의 온기는 북녘땅까지 전해졌다. 원주 밥상공동체는 엠파스 지식발전소와 공동캠페인을 통해 모금한 돈으로 지난 9월20일 북한 고성군 주민들에게 연탄 5만장과 연탄난로 200대를 보내기도 했다. 지금까지 모두 37만여장의 연탄이 지원되어 3100여 가정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
허기복 목사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연탄조차 구입하기 어려운 이웃들이 늘고 있다”며 “후원자 확보가 힘들기는 하지만 가난한 이웃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연탄은행 설립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출처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