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삼성돈 8000억 정부개입은 어불성설
관리자
200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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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돈 8000억 정부개입은 어불성설"
삼성이 지난 7일 조건 없이 사회에 헌납키로 한 8000억원의 사용처와 사용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8000억원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관리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22일 “재단을 먼저 만들고 이사회를 구성해 기금 용처를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은 “삼성 기금의 사용과 관련해 참여연대는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개입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하물며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삼성과 부딪치고 때로는 협력해야 하는 정부가 이 기금 운용에 개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대했다.
김 소장은 “삼성이 8000억원을 헌납할 때는 정부와 충분한 사전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삼성이 헌납하자마자 대통령이 나서 정부 개입 필요성을 말한 것은 이를 정치자금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금이 조성됐을 때 재단을 만들고 위원회를 구성한 후 용처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삼성은 돈만 내놓을 게 아니라 합리적 재단을 만들어 이사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하며 그때야 삼성의 진정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권영준 소장은 우량고객보다 비우량고객만 시장에 몰리는 경제학의 ¨역선택의 이론¨을 예로 들며 “삼성이 구조개혁 등 지배구조 개선이나 삼성에버랜드 변칙증여에 대한 내부 인사조치 없이 돈만 내놓았기 때문에 순수성을 잃었고 결국 민간단체들은 개입을 꺼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소장은 “노 대통령도 결국 이곳저곳에서 돈을 맡겠다고는 하지만 순수 민간단체들은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정부 개입 필요성을 말했을 것”이라며 “따라서 삼성 기금이 올바로 쓰이기 위해서는 우선 삼성이 지배구조 개혁과 변칙증여 등에 개입한 가신그룹을 청산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소장은 “삼성의 진정한 반성이 이뤄진 후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금 사용 방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도 삼성과 정부 그리고 삼성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일체의 단체는 손을 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하는시민행동 최인욱 예산감시팀장은 “삼성이 국고에 헌납한 것이 아닌 이상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삼성이 사회 각계와 협의해 재단 설립과 이사회 구성 등의 작업을 진행해야 올바른 환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금 사용방법을 둘러싼 논란이 근시안적인 우리 사회의 천박함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과 대립각을 세워 온 고려대 장하성 교수는 “삼성이 기금을 내놓자마자 보수단체는 ¨진보가 가져가면 안 된다¨고 말하는가 하면 대통령까지 나서 정부 개입 운운하고 있다”며 “삼성 이건희 회장이 사과를 통해 앞으로 약속한 사안들이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고 이런 논란만 하는 것 자체가 유감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 2006.02.22 (수) 19:40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