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휠체어론 갈수없는 저상버스 정류장
관리자
2006.02.14
조회 3,392
휠체어론 갈수없는 저상버스 정류장
“도로중앙 전용차로까지 목숨걸고 가야하나”
박수균기자 freewill@munhwa.com
“도대체 휠체어 타고 육교를 건너서 정류장까지 어떻게 들어가라는 얘깁니까….”
13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용마초등학교 앞 버스 전용노선 정류장. 휠체어를 탄 장애인 최강민(33·뇌병변장애 1급)씨가 도로 중앙에 위치한 정류장 건너편 인도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정류장은 분명 저상버스 노선상에 있지만, 정류장으로 통하는 육교를 오를 수 있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는 물론 횡단보도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가 혼자 휠체어를 타고서는 정류장까지 들어간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다. 그에게 용마초교 저상버스 정류장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종로의 한 시민단체를 찾기 위해 인근 자택에서 10분이나 휠체어를 타고 정류장에 도착했던 최씨는 도로 중앙에 위치한 버스 전용노선 정류장과 연결된 육교를 쳐다보며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최씨는 “저상·굴절 버스가 이 노선을 하루 11차례 지난다는 얘기를 듣고 정류장을 찾았다”면서 “그런데 실제로는 장애인이 버스정류장에 들어갈 수도 없다니 말이 되느냐”고 억울해했다. 최씨는 “택시 잡기도 만만치 않아 지하철을 타야겠다”면서 인근 군자역으로 휠체어를 끌고 사라졌다.
지난 2003년 1월 장애인과 노약자의 이동권 증진을 위해 서울시내에 처음 도입된 저상버스는 리프트를 갖추고 있어 휠체어를 탄 채로 승하차가 가능해 장애인들로부터 기대감을 모았었다.
¨장애인 편의시설 촉진 시민연대¨ 배융호 실장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저상버스 등 교통수단의 개선도 이뤄져야 하지만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역사 등 시설 보완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실장은 “실제로 버스정류장 등 시설 문제로 인해 장애인과 노약자가 저상 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이는 당국의 탁상행정 결과로 시민들의 분노만 사게 될 뿐”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용마초교 버스정류장은 지난 90년대 중반에 버스 전용노선으로 처음 지정된 노선에 만들어진 정류장이어서 이같은 문제가 나타난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횡단보도를 만드는 등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개선책을 찾아 시정토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저상버스가 태부족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서울시내에서 저상버스가 운행되는 노선은 전체 402개 버스노선 중 18개 노선. 저상버스는 모두 121대가 운행중이다.
박수균·김성태기자 freewill@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2006/02/13
출처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