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불우노인 ¨웰엔딩¨ 도와드립니다
관리자
2005.06.14
조회 3,175
종교단체 ¨삶 마무리 프로그램¨ 인기
서울에 사는 폐암 말기환자 이모(78)씨는 지난해 6월쯤 병원에서 “한 달을 넘기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처와 후처, 자녀들에게 모두 버림받다시피한 이씨는 의지할 곳이 없었지만 한 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죽음을 인정하고 두려움을 거둘 수 있었다.
이씨는 “처음에는 나의 죽음에 대해 다른 사람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기분 나빴지만 이제는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며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삶의 의욕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씨의 담당 의사는 이씨가 고령의 말기암 환자임에도 병 악화 없이 1년 가까이 생을 이어가는 것에 놀라고 있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어떻게 사느냐는 ¨웰빙(well-being)¨뿐 아니라 어떻게 생을 마감하느냐는 ¨웰엔딩(well-ending)¨이 주목받기 시작한 가운데 임종 전·후를 아우르는 ¨삶 마무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호스피스나 단순 장례식 지원만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의미 있는 생의 마감으로 전환하는 데 정신적·물질적 도움을 함께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가리봉동 성프란치스꼬 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해 4월부터 저소득 무의탁 노인들을 대상으로 ¨귀천(歸天)¨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노인 10여명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며 말벗을 해주고 유언장 작성, 호스피스 연결, 의료품 지원을 하는 한편 영정 사진과 수의를 마련해 줬다. 물질적 지원 외에도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준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덜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노인 8명의 귀천을 도왔고 이들을 사이버 추모관(http://www.2821.or.kr)에서도 기억할 수 있게 배려했다.
서울 도봉 노인종합복지관도 ¨119 긴급장례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노인 12명이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도왔고, 현재 병원 등의 추천을 받은 노인 23명의 간병을 거들며 정서적 도움을 주고 있다. 임종 때는 고인의 종교에 따라 장례를 치러준다. 이때도 마지막 가는 길이 쓸쓸하지 않게 2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북적거린다.
이들 서비스는 생의 마무리 단계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청자가 많지만 모두가 도움을 받지 못한다. 한 명당 장례식까지 치르는 데 드는 비용과 자원봉사 인력이 웬만한 사회복지관 프로그램 1년치에 맞먹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죽으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정서 때문에 ¨죽음에 대한 준비¨가 외면받는 것도 이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다.
성프란치스꼬 전상은 사회복지사는 “부유한 사람들은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기초생활수급자는 정부에서 장례비 정도는 지원받을 수 있지만 이도저도 아니어서 스스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저소득 노인이 많다”며 “이런 분들이 자신의 삶이 필요없는 삶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죽음에 대한 불안을 덜어 편안히 보내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 2005.06.13 (월) 19:05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