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벼랑 몰리는 ¨준 극빈층¨
관리자
2004.12.23
조회 4,288
벼랑 몰리는 ¨준 극빈층¨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실직, 신용불량 등의 여파로 생계가 극히 어려워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바로 위 계층인 ¨준빈곤층¨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를 겨우 넘어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경기 침체기에 소득이 줄면서 극빈층으로 전락하지만 사회안전망에서 완전히 소외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계층의 가장들은 젊고 자존심이 강해 빈곤을 인정하는 ¨커밍아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자녀들을 데리고 동반자살하는 가족들이 주로 이 계층”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준빈곤층에 대한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2일 전국 16개 시·도의 자체분석에 따르면 차상위계층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1백35만8천9백명)보다 적은 1백30만3천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추정하고 있는 3백58만6천여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일선 사회복지사와 복지단체들은 복지부 추산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4인 가구 기준 1백5만5천원)에 못 미치고 일정 조건에 해당되면 기초생활보장 수급 대상자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생계·주거 급여 등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20% 범위 내에서 웃도는 ¨차상위계층¨은 생활이 어렵기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마찬가지지만 최소한의 생활이나마 보장해주는 제도적 장치는 거의 없다.
지난 18일 대구 불로동 김모씨(38) 집 장롱에서 사체로 발견된 네 살짜리 아이의 가정도 김씨가 막노동을 하며 월 1백50만원가량의 수입으로 다섯 식구가 생활해오다 몇 개월 전부터 일거리가 끊기면서 끼니를 거를 정도였지만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밖에도 실직이나 부도, 카드빚 등으로 극빈층으로 전락, 가족이 함께 자살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 월성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관내 영구임대아파트 1,500여가구 가운데 기초생활보장 수급 가구는 45% 정도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차상위계층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밖에서 보기엔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인천시 선학동사무소 안한수 사회복지사(44)는 “아파트 관리비 체납세대 가운데 30~40%가 차상위계층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계명대 사회복지학과 김환준 교수는 “차상위계층 문제는 결국 최저생계비 현실화 문제로 귀결된다”며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하면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슬기·인천|유성보기자〉
입력: 2004년 12월 22일 18:19:45 / 최종 편집: 2004년 12월 22일 19:29:38
출처 : 경향신문